[카미노 데 산티아고]Day 4. 시주르 메노르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 여행

매일 서둘러 출발하고자 하는데도 7시에 출발하게 된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추적추적오더니 아침까지 비가 오고 있다.

순례자들이 잘 머물지 않는 마을의 알베르게라 그런지 다음 마을까지 짐을 보내주는 서비스가 있다.

그래서 어제 그렇게 많은 할아버지들이 있었구나...

짐을 보낼까 말까 고민했지만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고 짐을 보냈다.

계속 어깨가 아프기도 했고 가볍게 길을 걷고 싶었다.

가방을 보내도 어깨만 가벼워졌지 힘든건 마찬가지다.


비가 와서 그런지 갑자기 너무 추워졌다. 옷을 더 껴입으려고 해도 가방을 보내서 껴입을 수가 없었다.

아침에 서두른다고 아침도 챙겨먹지 못하고 나왔더니 배도 고프고 춥다.

내가 와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나 짜증이 확 났다.

짜증이 잔뜩 나서 걸으니 아름다운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게다가 길까지 잃어버리고 말았다.

겨우 길을 찾아서 마을에 도착해 슈퍼에 들어가 샌드위치를 사서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먹었다.

그래도 먹고 나니 힘도 나고 짜증도 풀려서 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단순한 사람인가...
용서의 언덕에 올라서 나는 나를 용서하기로 한다.

오늘의 짜증도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것도 다 용서했다.

용서의 언덕을 넘고 난 뒤 거짓말처럼 날이 개었다.

걸음이 느린 나는 자꾸 다른 순례자들에게 추월당한다.

이건 시합이 아닌 걸 알고 있는데도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제 겨우 4일차고 느리게 걷든 빠르게 걷든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생각하며 조급해지는 마음을 달랜다.

천천히 다치지 않게 나답게 걷자.

아직까지 발목이나 무릎도 괜찮고 물집도 잡히지 않았다.

 푸엔테 라 레이나에 도착했다. 너무 예쁜 마을이다.

지금까지 본 마을들도 예뻣지만 참 예쁜 마을이였다.

알베르게를 잡고 고픈배를 달래려고 바로 가서 맥주를 마신다.

이 맥주는 내가 여행하면서 마셨던 맥주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데 어제 만났던 순례견을 다시 만났다. 

피자를 줘도 되냐고 물어보고 피자를 줬더니 잘 받아먹는다.

고생이 많다. 

술이 취해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 좀 정리하고 놀다가 다시 잠이든다.

매일 7~8시간씩 걷는게 아직은 많이 힘들다.




아침 샌드위치 3유로
커피 0.8유로
알베르게 8유로
바 13유로
장 1.7유로